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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디지털 조직문화의 탄생(3) - 비동기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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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디지털 조직문화의 탄생(3) - 비동기적 소통

서기원 Motilink In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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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의 함정


‘동기화(同期化, Synchronization)’는 일상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지만, IT 분야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단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동기화’를 정보통신 용어로 소개하면서 “작업들 사이의 수행 시기를 맞추는 것.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거나,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일어나도록 시간의 간격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동기화’의 의미를 이 정의로 한정한다) 단어는 낯설지만, 그 개념은 우리 사회, 기업, 조직 전반에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학교의 학사 과정은 미리 정해진 학사 일정을 기준으로 교수와 학생의 활동을 동기화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수강 신청, 강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학점 평가 등의 활동을 미리 합의된 일정에 따라 동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등학교는 대학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동기화를 요구하는 시스템이다. 학사 일정뿐 아니라 등교 시간, 하교 시간, 학년 승급 등 좀 더 많은 부분에서 동기화를 요구한다. 군대에서 사병들이 요구받는 동기화 수준은 이보다 훨씬 더 높다. 이들은 기상 시간, 취침 시간, 식사 시간마저도 동기화 할 것을 요구받는다. 조직의 운영 시스템에서 구성원들의 활동에 대한 동기화 요구 수준이 높을수록 구성원 활동의 자율성 수준은 낮아진다. 당연히, '군대> 고등학교> 대학교(사관학교 제외)' 순으로 구성원에 대한 동기화 요구는 더 높고 자율성은 더 낮다. 


기업 조직은 어떤가? 산업혁명으로 인해 출현한 대량 생산 시스템은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동기화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테일러리즘(Taylorism)으로 완성되었다. 테일러리즘은 노동자들의 작업 시간, 동작 등을 연구하여, 더욱 세분된 작업 단계와 더욱 고도화된 동기화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관리 기법을 고안해냈다. 이 과학적 관리기법(Scientific Management)은 노동 생산성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했던 시대에는 제법 효과가 있었던 경영 방식이다. 테일러리즘은 현대 경영학의 기초가 되었지만, 전문 지식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한 지식산업 시대의 지식 노동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고, 노동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육체적인 활동을 동기화하는 것은 명확한 절차와 충분한 훈련으로 달성 가능한 편이지만, 지적 활동을 동기화하는 것은 결을 달리하는 문제이다. 인간의 뇌는 주인이 필요한 때에 맞춰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같은 고수준의 지적 활동을 일괄적으로 동기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발한 발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떠오를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려는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회의가 별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회의 참석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조직이 '경직되었다', '유연성이 부족하다', '창의적이지 못하다'라고 느낀다면,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동기화 수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19세기 공업화 시대에나 어울릴 동기화 기준을 21세기 지식 산업 시대에 적용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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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의 동기화


스마트폰 메신저가 일상의 소통 수단이 되면서 ‘읽씹’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문자 메시지 따위를 읽고 답하지 아니함.”이라고 이미 국어사전에도 올라가 있다. 동기화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동기화에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다. ‘읽씹’은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인식과, 기대에 어긋난 상대의 반응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이 표현에 익숙하지 않다면 포털 사이트에서 ‘읽씹’을 검색해 보시라. 유명 일간지 기사들을 포함하는 수많은 검색 결과 중에는 미스터트롯 장민호가 부른 “읽씹안읽씹”이란 노래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의 소통 방식은 메신저와는 조금 다르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이 댓글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특정인을 태그(언급)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조금 마음이 상할 수는 있다. (‘좋아요’는 이 문제를 상당히 효율적으로 해결한다) 대다수의 소셜미디어에는 글을 읽은 사람을 확인하는 기능을 아예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은 소셜미디어가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동기화 수준이 메신저보다 상대적으로 낮음을 의미한다.


어떤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동기화 수준을 보면 그 조직 구성원들의 활동에 요구되는 동기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군인들이 전술 훈련 등의 중요한 상황에 실시하는 복명복창은 상급자가 내린 명령 · 지시를 즉시 되풀이하여 말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상급자는 명령과 지시가 정확하게 전달되었음을 확인한다. (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 2011) 복명복창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동기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프로토콜(Protocol)이다. 이를 통해 군 조직이 구성원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동기화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동기화의 수준은 구성원들 간에 널리 인식된 프로토콜에 의해 결정된다. 커넥티드 리모트워크(Connected Remote Work) 환경에는 어떤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이 필요할까? 명확한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동기화된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일 것이고, 정보/아이디어 공유와 같은 느긋한 소통에는 동기화 수준이 아주 낮은 비동기 커뮤니케이션이 바람직할 수 있다. 어느 한쪽을 택하던, 또는 양쪽을 혼합하던, 조직 전체에 공유된 기본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에 대한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프로토콜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동기화를 구성원들에게 요구할 것인지는 온전히 리더의 선택에 달려있다.

 

17세기 중반, 영국의 뉴턴(Newton)과 독일의 라이프니츠(Leibniz)는 미적분을 누가 발명했는지를 놓고 수십 년간 공방을 벌였고, 양국 수학자들 사이의 논쟁은 격렬했다. 이 논쟁에 사용된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다름 아닌 ‘서신’이었다. 2011년, 미국 NASA가 발사한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는 2012년 8월부터 화성을 탐사 중이다. 큐리오시티는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에 정보를 전송하고 있는데, 하루 중 위성과 통신이 가능한 시간은 겨우 8분에 불과하다. 이 위성과 지구 간의 통신에는 3분 2초가 소요된다. 낮은 수준으로 동기화된 커뮤니케이션, 비동기에 가까운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이 위대한 업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동기화된 커뮤니케이션이 더 효율적이라는 착각이 비동기적 커뮤니케이션이 가진 가능성을 억압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서기원 Motilink Inc. 대표이사

 

[약력]

중앙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삼성SDS 기술연구소

Rational Software 선임컨설턴트

WISEngine Inc. 부사장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서강대학교 강사

FOCUSONE Inc.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