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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쇼셜마케팅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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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쇼셜마케팅의 시대

장중호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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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호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 총괄


약 15년전에 ‘인코이’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2005년 정도에 만들어져서 2010년 정도에 없어진 것같다. 당시에 엄청난 투자를 해서 자리값 비싸기로 유명한 명동과 코엑스몰, 국내 뿐 아니라 싱가폴이나 중국 등에도 매장을 내고, 화장품 구색도 매우 다양해서 단시일내에 독립 매장을 채울 수 있는 규모로 SKU수를 늘렸고, 상품개발력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브러쉬나 화장관련 액세서리 등은 일부 돌풍을 일으키며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많이 회자되었다. 당시에 화장품 시장은 미샤나 페이스샾 등의 저가 브랜드 화장품이 시장을 휩쓸면서 주목을 받고 있던 때였다. 기존의 아모레나 LG의 유명 브랜드 화장품들은 정체의 길을 가는 반면 가성비가 높은 저가의 브랜드 화장품이 시장을 잠식하며 하나둘씩 브랜드가 생기고 있었다. 때마침 지금처럼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 화장품을 싹쓸이해가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일본인 관광객들이 저가 화장품을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해가서 시장은 더욱 더 커지고 있었다. 

 

  내가 ‘인코이’란 브랜드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사실 내가 아주 잘 알고, 존경하던 회장님께서 만드신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IT관련 사업을 크게 하시던 그 회장님은 평소에 IT외의 고객과 밀접한 분야의 사업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저가 브랜드 화장품 시장성을 확신하고 초기부터 수억대의 많은 자본을 투여하고, 평소에 가지고 계시던 글로벌 인맥까지 동원하여 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시에 경영컨설팅 회사에 다니고 있던 나는 가끔 회장님을 만나기도 하고 그 사업을 실제적으로 총괄하던 회장님의 따님과도 자주 만나면서 나름대로 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도 같이 하고 조언도 하였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후죽순으로 생긴 저가 브랜드 화장품 회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아마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정신없이 일하고 있던 사이 소리 소문도 없이 문을 닿았다. 참으로 안타깝고, 친하던 회장님을 생각하면 도와드리지 못한 마음에 죄송한 마음이 늘 있다. 왜 사업도 크게 하셨고, 자본도 막강하고 글로벌 감각도 뛰어난 분이 추진하던 사업이 그리 사라졌을까 ? 꽤 많은 돈을 손해보셨을 것 같다. 

 

  반면에 에이프릴스킨이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다. 2014년에 처음 만들어진 회사로 당시 대학생이던 이주광, 김병훈 공동대표가 단돈 3,000만원으로 창업하였다. 제품도 가장 심플한 비누로 시작을 하였다. 평소에 화장품 사업에 관심이 많던 대표들은 무슨 아이템으로 시작을 할까 고민을 하다, 비누에 있어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천연 성분을 강조하고, 쉽게 물러지지 않는 단단한 제형, 그리고 미백효과를 Key Buying Factor로 설정하고 ODM업체들을 찾아 만나 설득하고 같이 연구한 끝에 첫제품인 에이프릴스킨 매직스톤 비누를 만들었다. 놀랍게도 출시 3주만에 매출이 1억을 찍고, 3개월만에 월매출 3억을 달성하였다. 창업 1년만에 매출 125억원을 넘고, 2016년에는 연매출 380억을 기록하였다. 지금은 비누뿐 아니라 스킨케어, 색조메이크업, 팩, 헤어제품등 full 구색의 화장품 브랜드로 발전하였다. 화장품의 매출이익율이 평균제조업보다 훨씬 높은 것을 감안할 때, 꽤 많은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온라인 뿐 아니라 올리브영이나 이마트, 더 나이가 백화점에 까지 매장을 늘려가면서 명실공히 주요 화장품 브랜드로써 반열을 올려 놓았다. 

 

  무엇이 3,000만원으로 시작한 에이프릴스킨이 2년만에 이 같은 성공을 만들어 주었을까? 물론 좋은 품질의 상품이 있었지만, 브랜드를 알리고 마케팅하는 것이 생명인 화장품에 있어, 전혀 알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에이프릴스킨이라는 브랜드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호감을 주게끔 만든 아마도 엄청난 비결이 있었음이 틀림없다. 그것은 바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으로 이루어지는 소셜마케팅의 힘이다. 에이프릴스킨의 이주광, 김병훈 대표는 대학생 때부터 자신들 또래의 젊은 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애기들을 하는지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들 나이의 여자들이 화장품을 고를 때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고 어떤 것을 확인하는지 잘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마케팅할 돈이 없는 것이다. 돈이 없기 때문에 TV나 네이버등에 광고를 할 수도 없었고, 매장을 열수는 더 더욱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주 타겟인 젊은 여자들이 모이고 놀고 있는 곳으로 찾아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유명한 뷰티계의 크리에이터를 섭외하여, 그녀의 영상들을 만들었다. 명확하게 매직스톤 비누의 효과성을 보여주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고, SNS에 올린 영상은 짧은 시간에 젊은 여자 고객들에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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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전에도 브랜드나 상품을 설명하는 동영상은 많았는데, 왜 유독 매직스톤 영상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을까? 그것은 사실성과 진정성이다. 이전의 광고 영상들은 어떻게든 예쁘게 만들었다. 예쁘게 생긴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들의 미모를 뽐내고, 이 화장품을 쓰면 나처럼 예뻐질 것이라는 이미지만 줄뿐이지 진짜 이 제품이 뭐가 좋은지, 그리고 사용하기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지는 않았다. TV에 나오는 예쁜 유명 연예인은 절대로 자신의 맨얼굴을 보여주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맨얼굴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진짜 이 걸 쓰니 얼굴이 이렇게 깨끗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것이 고객들에게는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 것이다. 예전엔 이런 시연을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것은 TV홈쇼핑에서만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TV홈쇼핑에서는 주로 젊은 여성 타겟이 아닌 나이드신 고객들을 위한 제품을 팔고 방송을 하는 반면, 젊은 여성들을 위한 제품을 자기 또래의 예쁜 뷰티 크리에이터가 나와 화장을 다 지운 생얼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는 사실적이고 진짜일 것 같은 영상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SNS에서 확산되는 동영상을 타고 사람들은 에이프릴스킨이라는 제품을 알게되고, 자기만 보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친구들에게 공유를 하거나 좋아요를 눌러주었다.에이프릴스킨의 소셜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고 인지시키는 것이 끝이 아니다. 결국 제품을 구매하여 사용해본 많은 고객들이 자신의 동영상 후기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진짜 써보니 이렇게 좋더라라는 단순한 몇마디의 후기도 있지만, 실제로 자기가 써보고 만든 영상은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브랜드에 대한 팬층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다른 SNS에 있는 다양한 뷰티상품 관련 후기 사이트들에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여 SNS 유명 뷰티크리에이터로부터 시작된 소셜미디어상의 컨텐츠들은 이제는 일반 고객들의 자발적인 후기나 공유컨텐츠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SNS상의 공유와 확산은 수십억과 유명여배우를 동원한 TV 광고보다 더 강력하고 효과도 오래 간다.

 

  앞에서 소개된 인코이가 10년 정도만 뒤에 나와서, 에이프릴스킨 같은 SNS를 통한 소셜마케팅을 하였으면 어땠을까? 가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인코이가 나왔던 시대엔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크게 존재감이 없었다. 사람들도 그렇게 활발하게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던 시대도 아니다.그래서 마케팅의 방법으로 어쩔 수 없이 비용이 엄청 드는 인터넷 배너광고를 하고 비싼 곳에서 임대료를 많이 내고 매장을 열 수밖에 없었다. 유명 블로거를 동원하여 블로그 마케팅을 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에게 인코이라는 브랜드을 알리고 호감도를 높일 만큼 확산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단지 인코이의 실패가 10년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대를 잘못 탔기 때문일까? 나는 그 면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은 되지만 인코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도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고 페이스북이 월 1500만명의 방문자를 가지고 있는 시대에도 10년전의 옛날의 방식으로만 마케팅을 하고 있는 회사는 있지 않을까? 내 눈에는 매우 많이 눈에 띤다.

 

  에이프릴스킨 처럼 지금은 새롭게 창업하고 브랜드를 만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기회의 땅이 열렸다. 물론 경쟁이 치열하고 어려운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속수무책으로 돈이 없어서 제대로 브랜드를 알려보는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사라지던 시대와는 달라진 것이다. 많은 오프라인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의 홈쇼핑, 쇼핑몰 등에는 지금도 많은 브랜드나 제품을 가진 회사들이 새롭게 입점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하지만 그 허들은 높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제조업체들을 돕고 작은 업체들은 육성해주고 싶은 마음도 의욕도 크다. 하지만 커다란 덩치의 매장을 운영해야하고, 방송제작에 들어가는 엄청난 비용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상품 마진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이 이전부터 사업을 해오던 업체들은 감당할 수 있는 부담할 수 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작은 회사들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제는 기존의 유통과 마케팅의 구조에서 눈을 돌려서 고객들이 모이고 놀고, 서로 대화하고 있는 SNS의 세계로 다가가야 한다. 그것은 참으로 기회의 땅이다.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모여있다. 30~40대의 사람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은 카카오스토리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평균적으로 페이스북 사용자는 하루에 25번 정도,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사용자는 10번 정도 자신의 SNS에 들어가 본다고 한다. 그냥 심심할 때, 이동중일 때, 지루한 미팅중일 때, 자기직전에 잠깐 침대에 누워 들어가 보는 SNS는 어쩌면 귀중한 친구 같은 존재이다. 내가 딱 필요할 때 언제든 보고 말도 걸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다른 세상을 잠깐이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SNS에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나 이야기들에는 쉽게 마음이 열린다. 딱 자신의 연령이나 취향에 맞는 이야기만 선별하여 올려주고, 또는 자기 친구나 가족이 좋아하거나 공유해준 공감의 동영상들만 올라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드 회사 입장에서 고객들에게 SNS를 통해 광고를 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나다. 페이스북의 광고 알고리즘은 참으로 정교하고 신기해서 내가 알리고 싶은 고객의 타겟을 명확히 하고 그 사람이 어떤 반응을 했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10년 가까이 유통 마케팅을 맡아오면서, TV나 신문광고에 엄청난 돈을 많이 써보았다. 또한 인터넷 광고나 전단광고, 버스나 외부매체 등 존재하는 광고매체를 대부분 다 경험해본 나에게 있어 소셜 마케팅 광고는 신선함이다. 그리고 그 효과를 나름대로 지금 보고있다고 생각한다. 이러다 보니 내가 꼭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광고를 선전해주는 것 같지만,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창업가들에게 있어서는 작은 비용으로, 자신의 브랜드나 상품을 좋아해줄 수 있을 만한 타겟 고객을 잘 선별하여 살며시 다가가 말을 걸고, 재미있고 크리에이티브한 이야기와 동영상으로 호감도를 제대로 올려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이 된다. SNS는 기업에게만 기회의 땅은 아니다. 에이프릴스킨의 동영상을 만들어 확산시킨 뷰티 크리에이터 처럼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SNS에서 상에서 친구나 사람들에게 확산시켜주는 소위 크리에이터 혹은 인플루엔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많게는 100만명, 적게는 만명만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팔로워를 확보만 하면 그 사람은 그것만으로 엄청난 영향력과 가치를 가지게 되고 돈벌이를 할 수도 있다. 

 

 

 

 

 

 

장중호

홈플러스 전무

마케팅 부문 총괄


[약력]

연세대 전자공학과 졸

미 Texas A&M 주립대학 

컴퓨터공학 박사

PriceWaterHouseCoopers 

컨설팅 상무

딜로이트 컨설팅 상무

이마트 마케팅 담당 상무

홈플러스 마케팅 부문 전무


[저서]

마케터가 알아야할 21가지 이야기

나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다

직장 생활의 품격 

세상을 바꾸는 힘, 절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