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AI 비서에게 알람을 꺼달라고 했다. 출근길에는 뉴스앱이 추천하는 뉴스와 취업 플랫폼이 골라준 이직 정보를 훑어봤다. 점심시간에는 잠시 공원을 거닐며 음악 플랫폼이 추천하는 음악을 들었다. 저녁에는? 말할 것도 없다. 모든 일상은 AI를 통해 이뤄진다. 여기도 AI 저기도 AI, 단연 우리의 삶을 바꿔놓은 녀석이다.

본격 AI 시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많은 AI 기업이 등장했다. 특히 근래 단연 주목받고 있는 건 바로 챗GPT를 필두로 한 생성 AI 기업들이다. 생성 AI는 작문, 그림 그리기, 코딩, 상담, 방송까지 어느 하나 못하는 것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할 필요는 없다. 함께 공존해야 한다. AI에 대한 많은 우려는 우리가 AI를 그만큼 잘 모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AI를 개발하면서 어떻게 하면 AI가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부단히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AI로 만들어갈 세상을 그리며 인터뷰 내내 해맑은 미소를 보였던 마인드로직의 김용우-김진욱 공동대표다. 

사람을 위한 AI를 만드는 마인드로직

 

“AI도 결국은 사람을 위한 기술이에요. AI가 외로운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김용우 대표)”

마인드로직은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셜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생성 AI 기반의 아바타와 메타버스 플랫폼을 필두로 한 SNS ‘오픈타운’과 버추얼 유튜빙 플랫폼 ‘오픈타운 스튜디오’가 있다. 

오픈타운은 MZ-알파 세대의 높은 지지와 사용률에 힘입어 2022년 한국인이 제일 사랑하는 모바일앱 17위에 선정됐다. 또한, 최근 출시한 ‘오픈타운 스튜디오’는 AI 아바타를 통해 PC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버추얼 유튜버가 돼 방송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생성 AI와 비전 AI 기술이 들어간 따끈따끈한 상품이다.

“저희는 맥킨지앤컴퍼니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회사를 나온 후에도 각자의 길을 걸었어요. 신기하게도 12년이 지난 후 연락이 닿아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대화가 잘 통한 것이 제일 컸어요. (김진욱 대표)” 

창업 5년 차에 접어든 마인드로직은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챗GPT의 AI 엔진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오픈타운의 AI 엔진을 결합한 ‘오픈타운 챗API’를 내놓았다. 고객사가 기존의 회사 데이터를 바로 결합할 수 있는 AI 비서다. 발 빠른 개발로 손꼽히는 대기업들과 PoC를 진행하고 있으며, AI 서비스의 활용성이 높은 소셜 커머스 분야에서는 이미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픈타운 챗API는 챗GPT 버전의 쇼핑 비서라고 볼 수 있어요. 나의 구매 이력, 정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상품을 추천하고 설명도 해줍니다. 진짜 사람 같아요. 그냥 검색했을 때 상품을 쭉 나열해주는 과거의 방식과는 차원이 달라요. 마치 우리가 매장에 갔을 때 점원이 와서 상품을 물어보고 본인의 견해까지 담아 상품을 소개하는 것처럼 말이죠. (김용우 대표)”

쿠팡, 티몬 등 이름이 알려진 소셜 커머스들도 아직 검색창을 AI 기반 엔진으로 바꾸진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마인드로직의 ‘오픈타운 챗API’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에 관심을 끌게 되지 않을까 싶다. 

버추얼 유튜빙-AI 쇼핑 메이트, 1인 1AI 부캐 시대 연다

마인드로직은 버추얼 유튜버 시대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한때 연예인, 정치인 등 유명인들의 모습을 딴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이 화제가 됐었다. 이제 1인 크리에이터-유튜버라는 말은 식상하다. 1인 1AI 부캐의 시대다. ‘오픈타운 스튜디오’만 있으면 누구나 ‘버추얼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유튜브와 연동해 실시간 스트리밍도 할 수 있다.

“버추얼 유튜버는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유행인데 정말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실시간 모션 인식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니깐요. 기업-브랜드의 마스코트인 캐릭터를 통한 방송, 교육 전문가들의 실시간 강의 등 많은 분야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와서 방송을 하고 나와 실시간으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요? (김진욱 대표)”

오픈타운 스튜디오에는 비전 AI(AI 비전 기술을 이용한 모션 캡처)와 생성 AI 기술이 탑재됐다. 직접 스튜디오를 꾸미기 힘들다면 요청만 하면 생성 AI가 원하는 아바타와 배경도 만들어준다. 또한, 비전 AI가 카메라를 통해 내 모습을 아바타에 투영해 실시간으로 나타내준다. 현재 오픈타운 스튜디오는 출시 이벤트로 1/2 할인을 적용 중이며, 한국어-영어-일본어가 모두 지원된다. 모바일 버전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오픈타운 스튜디오는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MZ-알파 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기업과 브랜드를 보고 소통하지 않고, 재밌는 캐릭터와 영상, 실시간 방송을 통해 소통하길 원합니다. 과거의 프레임워크로 생각하면 뒤처집니다. 미국의 켈로그사의 호랑이 캐릭터 토니 있죠? 그 친구가 요즘은 방송을 하고 있더군요. (김진욱 대표)”

AI 윤리, 앞서 예상하고 투자했다

“AI 기업이라 언론에서 많이 거론되는 저작권과 개인정보 보호, 윤리성 문제도 많이들 물어봅니다. AI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죠. 이런 문제를 저희 둘은 처음부터 예상했었습니다. 그래서 AI 윤리 모델을 개발해 플랫폼 개발 초기부터 꾸준히 업그레이드해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AI가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하는데 도리어 해를 가하면 안 되잖아요. 마인드로직의 플랫폼에는 모두 AI 윤리성 판별 모델 ‘AI 시티즌 밸리 데이터’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 모델은 좋은 AI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역할을 합니다. AI의 윤리성을 위한 투자도 많이 했습니다. 3단계로 안전장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진욱 대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와 소통하고 놀아준다면 심심할 틈이 없을 것이다. 물론 그 친구는 사람이 아니겠지만 사람처럼 지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우리와 소통하고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해줄 것이다. 

“AI가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 어려운 세상이 됐잖아요. 그 부분을 AI가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오픈타운 안에 있는 형태도 AI가 나와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주는 거죠. 사람 간의 벽을 허물고 쉽게 친해지도록 말이죠. 또한, 우리는 모두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데 각자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 여러 제약이 있잖아요. 그런 측면을 채워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김용우 대표)” 

꿈을 꾸는 스타트업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인드로직의 두 대표는 DSC인베스트먼트, 스트롱벤처스, 텍톤벤처스, 파르텍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그동안 회사를 이끌어 왔다.

“늘 고민하는 것이죠. 자세한 걸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픈타운 챗API, 오픈타운 스튜디오가 매출을 견인해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가능성과 투자로 왔다면 이제는 투자금 없이도 운영할 수 있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게 그 시작이겠죠. (김진욱 대표)”

“마인드로직은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토대로 외로운 사람들을 돕는 생성 AI를 만드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시야를 넓히려고 합니다. AI를 통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김용우 대표)” 

인터뷰가 끝날 무렵, 두 대표의 열정을 느껴서인지 AI를 잘 몰랐던 나도 금세 AI를 좋아하게 됐다. 두 대표의 말을 들으며 수년 전 봤던 영화 HER가 생각났다. 그때는 영화였지만 이제는 현실이 돼 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AI. 마인드로직의 두 대표처럼 모든 AI 기업이 사람을 위한 AI를 만들고자 하는 선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